[재계화제] H.O.P 프로젝트로 날개 단 한미약품 혁신 신약
임성기 회장 사후 장녀 임주현 부회장 주도로 선대 R&D 철학 이어가
‘국민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 임박…차세대 신약 개발 속도

전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 시장 판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비만’이 핵심 분야로 떠오르면서다. 한국에서는 한미약품이 혁신 기술력을 담은 다수의 차세대 비만 신약을 대대적으로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주목받는 한미약품은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안티 에이징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근육’은 늘리면서 ‘지방’만 선택적으로 줄이는 혁신 치료제 등 곧 다가올 미래의 비만 신약을 대거 개발하는 중이다. 10년 전 한미약품이 쏘아 올린 릴레이 기술수출이 다시 재현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실제 한미약품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비만 대장주’로 거론되며 업종 상승세를 주도하는 중이다. 최근 두 달간 주가가 60% 이상 상승하면서 기대치를 증명하고 있다. ‘신약개발 명가’로 불리는 한미약품의 강력한 연구·개발(R&D) 모멘텀이 투자 심리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사진 한미그룹]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사진 한미그룹]

‘H.O.P(Hanmi Obesity Pipeline)’로 명명된 한미의 대형 R&D 프로젝트는 창업주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장녀인 임주현(51) 부회장이 이끈다. 현재 6개 영역의 비만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로 구축돼 기존 시판 약물들의 한계를 정면 보완하고,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종합적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사실, 한미는 H.O.P 프로젝트가 본격화하기 직전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해당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15년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에 기술수출됐다가 약효나 안전성 탓이 아닌 사노피 내부 사정에 의해 2020년 반환된 신약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당초 당뇨 치료제로 개발되던 파이프라인이다.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및 서큘레이션 등에서 여러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 중 우수한 체중 감소·혈당 조절 효과는 물론 심혈관계·신장 보호 효능까지 입증한 바 있다. 

평소 “신약 개발은 내 목숨과도 같다”는 지론으로 한미의 R&D 철학을 세운 임 선대 회장은 가장 성공할 수 있었던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상용화를 보지 못한 채 떠났고, 이후 한미는 새로운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소요해야만 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재발견

임 선대 회장의 꿈이 함축된 신약 파이프라인의 숨을 다시 불어 넣은 임주현 부회장의 결단은 한미의 신약 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반환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비만 치료제로 재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 흐름을 정확히 읽고, 기술 전문성과 전략적 안목을 키워온 임 부회장의 통찰력이 자리한다. 

임 부회장은 임 선대 회장을 도와 신약 개발과 신약 라이선스 계약 부문, 경영관리본부 등을 책임져왔다. 특히 평소 본인을 내세우기보다는 묵묵히 업무를 수행해 외부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임 선대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창업주의 평생 신념이던 ‘R&D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실천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다.

임 부회장의 리더십을 토대로 2023년 9월 본격 가동된 H.O.P 프로젝트는 비만 치료 전 주기적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치료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현재 그룹사 미래를 이끌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H.O.P 프로젝트는 R&D부터 신제품 개발, 제제 연구, 생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의 유기적 협업이 요구되는 전략 과제인 만큼, 한미그룹 차원의 전사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한미는 자체 개발 신약의 안정적 공급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내부 인프라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한미약품의 비만 신약 H.O.P 프로젝트. [사진 한미그룹]
한미약품의 비만 신약 H.O.P 프로젝트. [사진 한미그룹]

차세대 비만 신약의 글로벌 연구·개발은 한미약품 R&D센터 최인영 센터장(전무)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개발과 상용화는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이사와 신제품개발본부 김나영 본부장(전무)이 주도하고 있다. 출시 이후 마케팅 전반은 국내사업본부 박명희 본부장(전무)이 총괄한다. 

업계 선두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기술과 자체 역량으로 ‘국민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완성해나가는 중이다. 글로벌 제약산업에서 신약 개발은 ‘속도전’이 핵심인데, 임 부회장의 진두지휘를 중심으로 신속한 추진력을 얻고 이를 실현하며 한미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창업주 임성기 선대 회장의 R&D 정신을 계승하는 임주현 부회장의 변함없는 지원은 한미 구성원 모두에게 혁신의 원동력을 불어넣고 있다 ”며 “‘신약 개발하지 않는 제약회사는 죽은 기업’이라는 확고한 경영 철학을 남긴 임성기 선대 회장의 유훈은 한미가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뚜렷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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